파직, 스파크가 일며 정신이 돌아왔다. 아, 너무 깊게 생각했나. 설마 다시 그때의 꿈으로 돌아갔던 건 아니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어느새 손은 침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다시금 팔을 들어 이마에 올려두었다. 실없는 거짓말처럼, 나는 계약을 해버렸다. 머리가 아파졌다. 열이 이마에서 시냅스 마냥 흩어졌다.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었다. 취소는 ...
꿈을 꾸었다. 잔잔한 수면 위로 검은 시계들이 줄을 내린 채 제멋대로 떠 있는 곳에 와있었다. 닻을 내린 듯 거대한 양날들이 어둠을 묻히고 사이사이 내려와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흰 구름들이 포근히 메워놓아 편안함을 주는 곳은 거대한 시계와 날붙이들이 떠 있었다. 정확히는 평면인지 기둥인지 모를 까만 줄기를 수직으로 쏘아 올렸다. 이상한 상황임에도 수...
오전의 교실은 시끄러웠다. 2교시가 끝나 잠을 자는 아이도 있었지만, 태반은 제들끼리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서걱서걱, 샤프를 움직이는 손이 자주 멈췄다. 느릿한 텀으로 수없이 반복했다. 종이 위를 끄적거리고는 있지만 반쯤은 정신이 다른 곳으로 가 있었다. 무심한 눈동자는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피곤하다. 그 생각뿐이었다. 피로한 눈을 쉬듯 잠시 감았다...
1. 무성(無誠) 가시덤불이 만연한 길가에 보랏빛 안개가 자욱이 퍼졌다.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대에선 악취만이 풍긴다. 지나가는 이를 노려 집어삼킬 듯이. ‘사람을 갉아먹는 지독한 냄새.’ 시체를 잡아먹는지, 정신을 잠식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헤릿하게 만들어 놓았다. 길가를 둘러싼 가시덤불은 사냥감을 노리는 뱀처럼 숨죽여 움직였다. 눈치 채지 ...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